평창강 2006. 12. 2. 00:40

 

첫눈

 

아무도 없는 뒤를
자꾸만 쳐다보는 것은


혹시나 네가 거기 서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이다.


그러나 너는 아무데도 없었다.

 

낙엽이 질 때쯤
나는 너를 잊고 있었다.


색 바랜 사진처럼
까맣게 너를 잊고 있었다.


하지만 첫눈이 내리는 지금,


소복소복 내리는 눈처럼
너의 생각이 싸아하니
떠오르는 것은 어쩐 일일까.

 

그토록 못 잊어 하다가
거짓말처럼 너를 잊고 있었는데


첫눈이 내린 지금,

자꾸만 휑하니 비어 오는


내 마음에 함박눈이 쌓이듯
네가 쌓이고 있었다.

 

 

- 이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