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글모음

새해 한 묶음

평창강 2007. 1. 2. 17:56

 

  
    새해 한 묶음 삼백 예순 다섯 개의 새 날이 꽉 담긴 '새해' 새 일 년이 모든 분들 앞에 한 묶음씩 배달돼 있습니다. 대기업 총수나 대통령이라고 해서 더 주지도 않지만, 살림 어렵고 몸 불편한 분이라고 더 얹어주는 법도 없습니다. 섭리의 지공무사(至公無私)함이 그러한가 합니다. 이 공평하게 주어진 '새해'라는 묶음의 첫 매듭을 어떤 마음으로 풀고들 계시는지요. 일상의 눈에서 본다면야 묵은 해건 새해건 별로 다를 바 없는 그날 그날일 뿐입니다. 시간이 그 자체로 새로워져서라기보다, 뭔가 새롭게 되고자 하는 우리들의 간절함이 있어야 비로소 새해는'새해'일 터입니다. 그리고 새 삶이 있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해 한 해만 그런 것이 아니라 하루하루라도 다르지 않을듯 싶습니다. 운문 선사의 법어'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날마다 좋은 날) 의 깊은 뜻이야 저마다 깨달아 보실 일이겠습니다만, 듣기로 성인(聖人)들께는 어제도 없고 오늘도 없고 내일도 없다고 합니다. 어제는 어제에게 맡기고, 오늘은 오늘에게 맡기고, 내일은 내일에게 맡길 뿐, 있는 것은 하루뿐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영원이 곧 하루이며, 그 하루가 그대로 새날이요, 좋은 날이요,복된 날이라는 것이지요 여러분께서도 모쪼록 어제의 것은 어제에게 맡기고 내일 일은 내일에게 맡기고, 어린아이같이 순수한 마음으로 참된'새해'와 그 안의'새날'들을 맞이하기 바랍니다 진정한 천지간의 주인공이 되시기를 빌어마지 않습니다 <좋을 글 중에서>

 
sojiro / 춤추는 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