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제겐 딸 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1984년 생 쥐띠지요
어릴 때 제 오빠 속을 무척이나 썩였습니다
제 오빠 유치원 생일 잔치 때 제가 먼저 선생님께 절하고
유치원 졸업식 때 제가 먼저 졸업장을 받으러 나가고
하여간 뭐든 지가 주인공 인줄 착각했답니다
주객이 전도된 거지요
아들녀석 동생을 많이도 미웠했습니다
내리 사랑이라고 들 하잖아요
그래서 아들은 미운 일곱 살 소리도 많이 들었구요
요 딸래미
한번은 말 안듣다고 제 엄마가 가방을 싸주며
나가라고 했더니 정말 나거더랍니다
그녀석 찾으러 한참 돌아다녔습니다
(지금도 물어보면 정말 나가려고 했답니다 )
아직도 제가 우리집 서열 1위인줄 알고있습니다
내참!
하지만
그럭저럭 사고 없이 커줘서 대학엘 갔습니다
근데 딸아이의 전공이 뭔줄아십니까?
만화예요
어릴 때부터 만화를 끼고 살더니
서울 외곽에 만화고등학교 엘 간다고 하더군요
적지않게 놀라긴 했습니다만 지가 하고싶다고 하고
또 담임선생님께서 추천도 하셨고
그때 아마 12대1인가 했지요 경쟁률이....(왜 그렇게 경쟁률이
높았는지 아직도 저는 모릅니다 ㅎㅎ여러분 은 아십니까?
아마도 모든 학생이 기숙사에 기거하면서 만화공부를 하니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얼마나 자유로웠겠어요(제 생각입니다)
교복은 있었습니다만 집에올때는 사복으로 오지요
근데 요거가 문제지요
머리는 노랗게 물들이고 미니스커트에 어깨가 다 노출되는
상의에 신발은 알록달록...거의 연예인 수준이지요
나나 제 엄마나 놀라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야단쳐봐야 헛일이 구요
(속으로는 나도 그랬는데 ㅎㅎㅎ 다 그럴 때가 있지요 )
애간장만 태우다 졸업했습니다
참! 공공기관 만화 공모에 응모해서 대통령상을 받아
수시 모집으로 지방에 국립 대학엘갔습니다
3년 동안 떼어 놓았는데 또 떨어져 있어야 되었지요
고등학교 때도 많이 보고싶었는데 이제 또 4년을 떨어져있어야
한답니다 (보고싶었다는 예기는 여러분만 아세요 요 예기 그녀 석이
알면 지가 뭐 잘나서인줄알고 기고 만장 한답니다)
한 삼년 잘 다닌 다 싶었는데
졸업 후 취직 문제 때문이라고 합니다만
반 학기 휴학 한답니다
저는 반 학기라지만 결굴 또 일년 떨어져 있게 생겼습니다
요즘 제 학년에 졸업하는 친구가 없다 나 뭐라나 하면서요
물론 제가 알아서 하겠지만
저는 걱정이 앞서지요
다큰녀석이 너무 오래 떨어져 있거든요
거기다
요녀석 또 정신이 딴 곳에 있어요
남자 친구가 생겼거든요
집에 오는 숫자도 줄고
집에 와서도 온통 남자친구 생각만 하는지
그래도 애교라고 조금 부리던 것이
이제 아빠는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조금은 서운하지요
모든 부모가 그러하시겠지만
아이들한테 바라는 것 모두 부모 욕심이겠지요
저희들일 저희들이 알아서 하겠거니 하면서도.....
그렇지요?
제 집사람과 결혼해
혹시 아이를 낳을 수 있을까 부터
지금까지 녀석들 땜에 한시도 걱정을 떼어놓은 때가 없었으니까
시셋말로 요물단지요 ㅎㅎ
아직도 멀었습니다
아마도 제눈에 흙이들어갈때 까지 계속될 겁니다
저를 낳고 키우신 부모님 생각이 납니다
저를 두고 부모님도 똑같은 걱정을 하셨겠지요
부모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만
이제야 조금은 알것같습니다
불효만 보여드리고 말았습니다
딸아이 예기하다 말고
부모님이 생각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겠지요
세월의 흐름에 정비례 할것같습니다 그분들 생각이.....
년 말과 새해를 같이 보내지 못한 딸에대한 아쉬움과
서운함 때문에 이렇게 푸념을 해봤습니다
오늘 오후에 오면
맛있는 거 사줘야 겠습니다
밉지만 어쩝니까 ㅎㅎ
저는 이제 운동이나 해야겠습니다
위 메모지 그림은 딸 아이가 9살 때
그린그림입니다
아빠와크레파스/양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