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글모음

서러운 이름

평창강 2005. 6. 2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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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살아온 날 뒤돌아볼 여유가 있어
흙먼지처럼 쌓여진 오랜 세월을
빗질하듯 손으로 쓸어내고
입김으로 잔 먼지까지 불어 날리고 나니
양각의 명패처럼 도드라지는 이름이
먼저 눈에 들어와 버렸습니다.


보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미 아림은 온 속을 휘저어버리고
이러려고 추억을 회상한 것이 아니라
편안히 책 읽듯 넘겨버리려 했는데
목 울대 뭔가 걸려 남아있으며
못 다한 옛 사연이 자리했습니다.


묻을 수도 펼쳐 둘 수도 없는 이름.


떨리는 입술 지긋이 깨물고
붉어진 눈망울 하늘 바라보며
억지로라도 서러움 견뎌보려 했으나
가슴이 먼저 눈물로 젖어버리고 나니
쓰려 진저리 치도록 아팠습니다.


--- 한시종---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을


바라보면


가물 가물 다가오는 사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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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그림은 제주 민속박물관


뜰에 핀 패랭이 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