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글모음
사랑 하나 깨우치지 못하였네
평창강
2006. 6. 12. 00:01
사랑 하나 깨우치지 못하였네 / 고은영
안으로 고여 썩는 외 롬
회색 도심의 낡은 하늘에도
눈물나도록 비루한 초승달이
왜 저다지 아름다운지
썩은 공기를 마시고 굴절된
빛의 변방에서
그마저 감사하여
순종하는 도심 한복판 가로수들 마다
물빛의 푸른 잎을 저리도 청순하게
틔우는지 흐르는 물소리
환상의 여울을 건너면
꿈결처럼 달콤한 사랑이
아름다운 인생이
수천 수만으로 찬란하게
빛나는 줄 알았지
그러므로 나는 아직도
인생의 진정한
사랑 하나 깨우치지 못하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