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글모음

다시 밝은날에

평창강 2006. 5. 4. 22:27
 
 
 
다시 밝은날에
 
 
 서정주님, 시
 

신령님......
 
처음 내 마음은
수천만마리
노고지리 우는 날의 아지랑이 같었읍니다.
 
번쩍이는 비눌을 단 고기들이 헤염치는
초록의 강 물결
어우러져 나는 애기 구름 같었읍니다
 
신령님......
 
그러나 그의 모습으로 어느날 당신이 네게 오셨을때
나는 미친 회오리 바람이 되였읍니다
쏟아져 네리는 벼랑의 폭포
쏟아져 네리는 쏘내기비가 되였습니다
 
그러나 신령님......
 
바닷물이 적은 여울을 마시듯이
당신은 다시 그를 데려가고
그 훠-ㄴ한 내 마음에
마지막 타는 저녁 노을을 두셨습니다.
그러고는 또 기인 밤을 두셨습니다.
 
신령님......
 
그리하여 또 한번 내위에 밝는 날
이제
산ㅅ골에 피어나는 도라지 꽃같은
내 마음의 빛갈은 당신의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