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 안희선
쓸쓸한 빗방울에 취하는 하루는
아무도 알아볼 수 없는
암호를 닮아간다.
스스로 견디기 어려운 긴긴 여름날의 습기찬 풍경...
곰팡내
가득한 이 퀴퀴한 침묵은 그 어떤 권속인가.
숨막히는 방 안에서 조금 열린 가슴 사이로
이따금 호흡하는
절망같은 희망.
그것이 간혹 고함치며 달려드는 내 몫의 시간에
어김없이
일어서는 음습한 벽.
수많은 방이 내 안에 생기고
방마다 가득 널리는 습윤한
갈망.
이젠,
열린 하늘 맑은 햇빛에 남김없이 말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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