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오월에
내가 자주 우는 것은
떠나간 사람이
그리워 우는 것은 아니랍니다.
봄밤에 내가 자주
빈 마당을 서성이는 것은
언젠가 반드시 돌아 올 그 사람이
돌아와, 문 밖에서 겸연쩍게
홀로 서성일 것 같아
미리 마음 문이라도 활짝 열어두고
무풍지대 침묵도 살살 어루만져
나폴나폴 꽃비로 그를 맞이하고 싶어섭니다.
하여, 아카샤 향기로 그득
마당을 채웁니다, 아니
마당 보다 먼저
내 마음을 채웁니다, 아니
내 마음 보다 먼저
그 사람 추억을 출렁
하얗게 일렁이게 합니다.
-아! 그대 향기를 닮은
아카시아
-배찬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