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에 당신
아내의 경대
앞을 지나다
문득 거울 속을 보니
당신께서도 마주보고 계신다
고향 선산 가에
도래솔처럼 남아있는
앞이마에 흰머리 몇 올이며
누이의 수채화 속에
황소를 앞세워 삼밭을 갈고있는
그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방울이며
가난한 살림으로
깊어지고 야위어진 얼굴에
무거운 자식걱정마저
있건만
오늘은 웃음이 없으시고
자꾸만 더 근엄해지시는지
한 번만이라도 꼭
까칠한 그 수염을 만져보고
싶은데
못 오게 하시는지
당신도 이 길로
이 세월의 길로
거울 속으로 가신건지
-장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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