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두려움 때문에 짐짓 한 걸음 비껴서 고통받지 않으려고 주변적인 고통을 견뎌왔으며, 사랑하지 않으려고 내게 오는 사랑을 사소한 것으로 만드는데 정열을 다바쳤는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은 언젠가는 떠난다. 그러니 당장 사람을 붙드는 것 보다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훼손시키지 않고 보전하는 것이.. 이야기/글모음 2005.08.24
생의 한가운데 가끔은 좀 덜 이성적이 되고 아주 커다란 어리석은 행위를 범하고 미친 듯한 혼란 속에 빠져들어 갈 수 있다면 얼마쯤의 희생은 감수해도 된다고 생각할 때가 있어. . . . . . . 아, 때때로 모든 것을 걸 만한 위험이 없는 삶이란 얼마나 가치 없는 것인가. 루이제 린저 - 생의 한가운데 中 이야기/글모음 2005.08.24
늦 은 밤 내가 울때 왜 너는 없을까 울음을 참아내면서 너를 찾지만 이미 너는 내 어두운 표정 밖으로 사라져 버린다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나는 풀이 죽어 마음으로 너의 웃음을 불러들여 길을 밝히지만 너는 너무 멀리 있구나 같이 울기 위해서 너를 사랑한 건 아니지만.. by 신달자 <늦.. 이야기/글모음 2005.08.24
흐린 날에는 너무 맑은 날 속으로만 걸어왔던가.. 습기를 견디지 못하는 마음이여.. 썩기도 전에 이 악취는 어디서 오는지, 바람에 나를 널어 말리지 않고는 좀더 가벼워지지 않고는 그 습한 방으로 돌아올 수 없었다. 바람은 칼날처럼 깊숙이, 꽂힐 때보다 빠져나갈 때 고통은 느껴졌다. 나뭇잎들은 떨어져나가지 .. 이야기/글모음 2005.08.24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 이야기/글모음 2005.08.24
그곳에 가고싶다 그곳에 가고 싶다 반기룡 에움길 돌고돌아 지귀나무 꽃이 방긋 웃는 꽃 동산 같은 그곳에 가고 싶네 산새들이 영접하고 피톤치드 향이 온 몸을 애무하는 황토 내음 자욱한 그곳에 가고 싶네 사랑하는 그 이와 함께 긴긴 날 머무르며 양치식물 데리고 와 사랑의 둥지 하나 짓고 싶네 밤이 되면 풀벌레 .. 이야기/글모음 2005.08.23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 중에서 뉴욕에서 만났던 어느 흑인 거지가 있었다. 봄비가 내리던 사월의 어느 날 나는 비를 피하기 위해 건물 밑에 서있다가 그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뉴욕에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는 그의 물음에 나는 여행자라고 신분을 밝혔다. 그러자 흑인 거지가 어깨를 으쓱하면서 말했다 . "세상사람 모두가.. 이야기/글모음 2005.08.23
비 오는 날에 나는 비 오는 날에 나는 글/유명숙 비 오는 날이면 나 그대에게 촉촉한 사랑이고 싶습니다 여울지는 빗방울처럼 아련한 그리움이고 싶습니다 빗줄기에 흠뻑 젖은 한송이 장미꽃으로 피어 매혹의 향기 나부끼며 그대 가슴에 안기고 싶습니다 비 오는 날이면 나 그대에게 사랑스런 연인이고 싶습니다 빗소리.. 이야기/글모음 2005.08.23
나 그대에게 나 그대에게 -칼릴 지브란 아름다운 이름이고 싶네. 차가운 바람 속에 그대 서 있을 때라도 그대 마음 따뜻하게 채워드릴 수 있는 그대의 사람이 되고 싶네. 우리 서로에게 어려운 사람이길 바라지 않는 까닭에 그대 말하지 않는 부분의 아픔까지도 따뜻이 안아드릴 수 있다면 좋겠네. 그대 잠드는 마.. 이야기/글모음 2005.08.20
당신의 먼 그날을 위하여 당신의 먼 그날을 위하여 난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언제나 안쓰럽든 그 애씀 들이 보람으로 안길 때 그토록 기뻐 눈시울 붉히고 실망으로 무너질 때 그토록 가슴 저미게 울던 당신 그런 당신을 위해 난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합니다. 뾰족한 일도 없겠지만 그래도 무언가 해야 하겠기에 그게 어.. 이야기/글모음 2005.08.14